대형마트, 10원 단위 ‘최저가 꽃게’ 경쟁… 경쟁사가 값 내리자 반나절 만에 또 낮춰

입력 2014-08-22 04:55
서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21일 오후 모델들이 싱싱한 햇꽃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6월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이어졌던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어획한 꽃게들이다. 롯데마트는 충남 태안, 전북 변산에서 잡은 가을 햇꽃게를 22일부터 6일간 판매한다. 이동희 기자

가을 꽃게 판매를 앞두고 최저가 타이틀을 얻기 위한 대형마트 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롯데마트는 21일 자료를 내고 22일부터 이틀간 전점(마장휴게소점 제외)에서 롯데·신한카드 결제 고객에 한해 꽃게를 100g당 84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해당 카드 미소지 고객도 22∼27일 꽃게를 100g당 980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이마트는 22일부터 27일까지 꽃게를 업계 최저 가격인 100g당 830원에 판매한다고 자료를 냈다. 이마트 가격이 알려지자 롯데마트는 이날 오후 가격을 다시 820원으로 낮춰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금요일 신문광고를 하고 롯데마트는 목요일 전단광고를 해 (기존 자료에서) 연막으로 840원이라고 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트도 곧바로 “업계 최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판매가를 800원으로 낮췄다”고 재공지했다. 꽃게 가격을 상대보다 10원이라도 낮추기 위해 시소게임을 벌인 것이다.

대형마트 간 치열한 샅바싸움은 꽃게 철이 1년에 봄가을 두 번뿐이고 가을 수산물 중 꽃게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해 8∼9월 수산물 매출 중 꽃게 비중은 44.9%나 됐다. 치열한 경쟁 탓에 꽃게 가격도 매년 낮아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가을 꽃게 100g당 가격은 2011년 980원에서 2012년 880원으로 낮아진 후 지난해에는 830원까지 떨어졌다.

가격 전쟁에 앞서 물량 확보 경쟁에도 치열하다. 가을 꽃게는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2개월간의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잡아 올린 물량이 먼저 풀린다. 이마트는 지난해 준비했던 180t이 전부 다 팔린 것을 감안해 올해는 물량을 40% 정도 늘렸다. 롯데마트도 선급금을 지급하고 20척의 꽃게 선단과 사전 계약해 물량을 확보했다. 또 두 회사 모두 주요 항구에 수산 상품기획자(MD)를 상주시키며 물량 확보 전쟁을 펼쳤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