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준별 수능서도 사립고·졸업생 강세 여전했다

입력 2014-08-22 03:57
서울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동희 기자
21일 오전 같은 시각 길 건너편에선 시민단체 교육혁명공동행동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립고 학생들의 성적이 국공립고보다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수·삼수생의 성적이 재학생보다 높았고, 수능 1·2등급이 많은 상위 30개 지역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포함돼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7일 시행된 2014학년도 수능 응시자 60만6813명의 성적을 분석해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수능은 수험생이 국어·영어·수학 영역에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선택해 응시했다.

사립고 학생들은 국·영·수 모든 유형에서 국공립고보다 높은 성적을 받았다. 두 그룹의 평균 표준점수 차이는 국어A형 4.2점, 국어B형 4.4점, 수학A형 4.8점, 수학B형 5.5점, 영어A형 2.8점, 영어B형 5.2점 등이었다. 어려운 B형에서 점수가 더 벌어졌다. 수준별 수능이 도입되지 않은 2013학년도에도 사립고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더 높았다. 당시 점수 차이는 언어 4.1점, 수리가형 4.5점, 수리나형 4.3점, 외국어 5.3점이었다.

수능 상위 등급(1·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 역시 국·영·수 영역에서 모두 사립고가 높았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하나고 민족사관고 용인외고 등 전국 단위 선발 자율고나 인기 자율형사립고의 영향으로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 성적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졸업생의 강세도 여전했다. 졸업생과 재학생 간 점수 차이는 국어A형 9.4점, 국어B형 9.9점, 수학A형 11.2점, 수학B형 8.1점, 영어A형 5.7점, 영어B형 9.3점이었다. 특히 1등급 비율로만 살펴보면 수학A형의 경우 졸업생 비율이 12.1%로 재학생(3.4%)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평가원은 1·2등급 학생 비율이 높은 상위 30개 시·군·구도 공개했다.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강세가 여전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 상위 30개구 안에 들었다. 두 지역을 비롯해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충북 청원군 등 5개 지역이 전 영역 1·2등급 상위 30위권에 포함됐다. 대부분 학군이 좋다고 알려졌거나 특목고·자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전체 영역 평균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광주(104점)였고 2·3위는 제주(103.3점)와 대구(102.1점)였다. 상위권 학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이었다. 1등급 비율은 국어A형의 경우 제주(5.4%), 국어 B형은 서울·제주(4.6%), 수학A형 서울(5%), 수학B형 서울(6.5%), 영어A형 제주(7.9%), 영어B형 서울(5.2%)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국어A형과 영어A형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