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탄생 110주년 고향 르포] 중공 중앙이 좌담회 주최 ‘파격’

입력 2014-08-22 03:37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하이라이트는 11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중공 중앙)가 20일 개최한 좌담회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좌담회 강연을 통해 덩샤오핑을 “유례가 없는 역사적인 위업을 남긴 인물”로 평가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좌담회에는 리커창 총리와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7인의 상무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당초 중공 중앙이 개최하는 좌담회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중앙정부 차원의 공식 행사가 마련된 것은 덩샤오핑에 대한 시진핑 지도부의 평가와 시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중국에는 작고한 지도자들의 탄생 기념행사와 관련된 규정이 있다. 1996년 발표된 ‘고인이 된 당과 국가지도자 탄생 기념행사에 관한 통지’가 바로 그것이다. 기념 활동에는 기념대회, 기념좌담회, 기념 글 발표, CCTV의 드라마나 기록물 방영, 관련 서적 출판, 우표 발행, 기념 서화전, 기념주화 발행 등이 있다. 올해 덩샤오핑 기념행사들은 지난해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과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 탄생 100주년 행사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지난해에도 올해와 비슷한 형식의 기념 활동들이 진행됐다.

공산당 규정에서 ‘혁명의 국부’ 마오쩌둥과 기타 지도자들 사이에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행사 개최의 주체다. 마오쩌둥의 경우 매 10주년과 50주년, 그리고 100주년 모두 중공 중앙이 모든 행사를 주관하도록 돼 있다. 기타 지도자들은 시기별로 다르다. 매 10주년의 경우 기념 좌담회는 중공 중앙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유관 부서가 주관한다. 50주년은 중공 중앙이 관장하고 100주년에는 중공 중앙이 주관하는 좌담회 외에 기념대회도 별도로 개최된다. 올해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의 경우 매 10주년에 해당되기 때문에 중공 중앙이 주최한 좌담회는 ‘파격’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중쉰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는 류옌둥 부총리가 주재했으며 현 권력 서열 3위인 장 상무위원장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모친 치신 등과 함께 가족 자격으로 참석했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좌담회에는 시 주석이 참석해 직접 연설을 했다. 또 최고지도부 7명 전원은 베이징 천안문광장의 ‘마오주석기념당’을 찾아 마오 시신에 참배했다.

광안(쓰촨성)=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