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과 황매산, 그리고 황강으로 유명한 경남 합천이 캠핑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산과 강이 수려한 청정지역인데다 해인사소리길과 황강은빛백사장길 등 특색 있는 테마로드가 개발돼 캠핑과 트레킹을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캠핑의 계절을 맞아 합천으로 캠핑여행을 떠나본다.
◇바람흔적미술관글램핑=황매산 자락의 가회면에 위치한 바람흔적미술관글램핑은 미술관과 글램핑을 겸한 특이한 캠핑장이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는 뜻의 Glamorous와 ‘야영’을 뜻하는 Camping의 합성어로 럭셔리 캠핑을 뜻하는 단어. 1996년에 개관한 바람흔적미술관은 이름 그대로 바람과 흔적을 테마로 만든 미술관으로 수많은 바람개비들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설치미술가인 최영호씨가 만든 22개의 바람개비가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돌아가고 있는 곳은 ‘바람흔적 마당’, 범종이 서 있는 곳은 ‘바람소리 마당’ 등으로 불린다. 빨간색 프레임이 독특한 전시관은 누구나 자유롭게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개방된 전시공간이다.
바람흔적미술관 뒤편에 자리한 글램핑장은 텐트와 데크, 침대, 의자, 이불, 랜턴 등 캠핑용품이 모두 구비되어 있어 빈손으로 와서 신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저녁식사로 숯불에 삼겹살과 소시지 등을 구워먹는 BBQ가 제공되고, 아침에서는 조식도 주기 때문에 식사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
아울러 글램핑장에는 공동 샤워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캠핑장 아래에는 황매산에서 발원한 작은 청정계곡이 흘러 물놀이도 할 수 있다. 잔디밭에 조성된 글램핑장은 황매산 모산재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황매산에 올라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새벽 산책을 즐겨도 좋다(070-4191-4171).
◇황매산오토캠핑장=황매산 정상부에 위치한 황매산오토캠핑장은 봄에는 철쭉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억새가 환상적인 풍경을 그리는 해발 850m 고지에 자리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널찍널찍하게 조성된 잔디밭에서 캠핑을 즐기거나 아늑한 숲에서 캠핑을 할 수 있도록 텐트사이트 48면, 카라반사이트 8면, 글램하우스 1면을 보유하고 있다.
여느 캠핑장과 달리 황매산오토캠핑장은 산 정상부에 위치해 밤하늘의 달과 별을 벗 삼아 야영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황매산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장면을 촬영한 현장으로 합천과 산청의 경계에 우뚝 솟은 산이다. 샤워실, 세탁실, 취사실은 물론 음수대, 화장실, 매점, 주차장도 완비되어 있다(010-4551-5272).
◇소리길오토캠핑장=가야면의 해인사소리길 코스 초입에 위치한 소리길오토캠핑장은 캠핑장을 비롯해 방갈로, 낚시체험장,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캠핑장 앞을 흐르는 6㎞ 길이의 홍류동 계곡은 송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피톤치드와 웅장한 바위를 휘감아 도는 청아한 물길, 그리고 폭포수가 어우러져 더위에 지친 심신을 청량하게 해준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걷는 해인사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대장경천년관까지 7㎞ 남짓한 산책로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나무데크 및 오솔길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통일신라의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이 수도했던 곳에 들어선 농산정을 비롯해 탐방로 곳곳에 낙화담, 분옥폭포 등 19명소가 위치하고 있다(010-5572-6662).
◇황강레포츠공원캠핑장=황강레포츠캠핑장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황홀한 황강을 이웃하고 있다. 주차장이 넓은데다 샤워장, 개수대, 식수대, 화장실 등 모든 편의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 수심이 얕은 황강은 물놀이와 수상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좋다.
황강레포츠공원 주변에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도둑들’을 비롯해 드라마 ‘각시탈’ ‘에덴의 동쪽’ 등 수많은 작품의 촬영지인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위치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의 서울 모습이 정교하게 재현된 합천영상테마파크에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한꺼번에 씻어줄 공포체험장 ‘고스트 파크’도 조성되어 있다(055-930-4664).
◇오도산자연휴양림야영장=가야산처럼 높지도 않고 황매산처럼 수려하지도 않지만 호령하듯 뭇 산들을 거느린 오도산은 1962년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야생 표범이 생포된 곳이기도 하다. 오도산 자락에 위치한 오도산자연휴양림야영장은 계곡 물놀이장 옆에 설치되어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야영데크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3m로 중형 돔형 텐트 정도만 올릴 수 있다.
가야마을 입구에서 산길을 10㎞ 정도 달리면 ‘비행기 일출’로 유명한 오도산 정상이 나온다. 동쪽을 바라보는 첫 번째 전망대는 일출을 감상하는 곳이고, 두 번째 전망대는 합천호를 둘러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이다. 중계소 입구에 위치한 세 번째 전망대에 서면 오도산의 낮은 봉우리 뒤로 황매산을 비롯해 운해를 뚫고 불쑥 불쑥 솟은 산들이 다도해처럼 보인다(055-930-3733).
합천=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
하늘을 이불 삼아 가족과 도란도란… 청정지역 합천 캠핑여행지로 부상
입력 2014-08-21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