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50년이 지났지만 끝나지 않은 인종 차별

입력 2014-08-22 03:10

1964년 여름, 수많은 청년학생들이 미국의 남부 도시 미시시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미시시피는 남북전쟁 당시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곳이다. 계절학기와 아르바이트를 잠시 미루고 버스에 오른 학생들은 인종차별 철폐와 백인우월주의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우리는 승리하리라”를 불렀다. 인종문제에 핫이슈를 제공한 ‘프리덤 서머’는 이렇게 시작됐다.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프리덤 서머’의 숨은 이야기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냈다. 세 사람의 실종에 대해 마지못해 이루어지는 미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과정이 큰 액자를 이루고 있다. 이야기는 두 줄기로 전개된다. 댐 아래 묻힌 끔찍한 비밀이 한 갈래이고, 1964년 애틀랜틱시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른 한 갈래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노예해방령이 발표되고도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은 ‘시민’이 되기 위해 끝없이 싸워야 했다. 그런 가운데 흑인인권운동을 위해 미시시피로 간 학생 3명이 살해되는 사건은 미국을 들끓게 했다. 마침내 ‘프리덤 서머’의 기획자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실상을 알리고 백인들만의 민주주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자유와 정의, 민권운동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이수영 옮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