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 걱정은 그만! 20세와 39세 여성 가임력 거의 같다

입력 2014-08-22 03:41

임신과 출산은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가장 조심스러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정보에 의지해 결정을 내리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준다. 의사, 가족, 회사 동료, 친구, 이웃 주민 등등. 가장 믿음직한 정보는 물론 의사한테 나온다. 그러나 의사들은 충분히 얘기해주지 않거나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얘기한다. 예를 들면, 임신부가 술을 하루에 1잔 이상 마셔도 되는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도 괜찮을 거예요, 혹은 안 마시는 게 좋죠, 이런 식이다.

이 책의 답변을 보자. “술을 하루에 1잔 이상 마시면 아기의 지능이 낮아질까? 1980년대 초에 시작된 이 연구는 임신부 약 7200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에 음주 여부를 물었다. 그리고 이들의 자녀 약 5000명이 14세가 되었을 때 지능지수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술을 가볍게 마신 임신부의 자녀가 전혀 안 마신 임신부의 자녀보다 지능이 낮다는 근거는 전혀 없었다.”

하나 더 물어보자.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질까?

“한 연구에서는 임신을 시도하는 200여 커플을 1년 넘게 추적했다. 연구진은 6일 동안 1번 성관계를 가진 사람, 2번 성관계를 가진 사람, 3번, 4번, 5번, 6번 성관계를 가진 사람에 대해 임신 예상 확률을 계산했는데, 거의 똑같았다. 성관계 횟수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아무 차이가 없다. 배란 당일이나 전날에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 관건이다.”

저자 에밀리 오스터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보건경제학자로 2011년 딸을 출산했다. 그는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관련 정보의 혼돈을 경험한 뒤, 경제학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정보, 숫자로 말할 수 있는 정보를 추출해 이 책에 담았다.

책의 정보는 구체적이라서 실용적이고 믿음직하다. 책에 따르면 임신부에게 커피는 괜찮다. 어떤 연구에서든 2잔까지는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담배는 1개비도 위험하다.

임신 주차별 유산 위험을 알려주는 숫자도 나온다. 6주차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된 임신의 10∼15%가 유산으로 끝난다. 11∼12주가 지나면 유산 가능성은 1∼2%로 떨어진다.

결혼연령이 늦춰지면서 가임력에 대한 걱정도 많다. 저자는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35∼39세까지는 아이를 가질 확률이 그 이전에 비해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프랑스의 인공수정 연구에서 41세 이상인 여성 절반이 1년 안에 임신했다는 결과를 전해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