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 정치권이 19일(현지시간)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66·여) 대통령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야당 대선 후보로 나선 브라질사회당(PSB) 마리나 시우바(56·여)의 등장으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고 리오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시우바는 당초 PSB 부통령 후보였다가 대통령 후보였던 에두아르두 캄푸스가 지난 13일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하자 그를 대신해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됐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시우바가 전면에 등장하자 선거 판도가 180도 바뀌고 있다.
이번 대선이 호세프 대통령과 시우바,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54) 후보의 삼파전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사실상 호세프 대통령과 시우바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은 호세프 대통령 36%, 시우바 21%, 네비스 20%로 나왔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가 시행될 경우 팽팽한 접전이 전망됐다. 특히 호세프-시우바 대결에서 시우바가 47%대 43%로 앞섰다. 호세프-네비스 대결에선 호세프가 47%대 39%로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시우바는 브라질 북서부 아마존 삼림지역의 빈민가정 출신으로 1970∼80년대 반정부 운동을 했으며 85년 노동자당(PT)에 입당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운동가 출신의 정치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만났다.
94년 36세 때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3년 룰라 대통령 시절 환경장관에 기용됐다. 시우바는 재직 당시 아마존 개발을 주장하는 각료와 팽팽히 맞서 ‘아마존의 여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호세프 수석장관과도 충돌했다. 2008년 아마존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발한 시우바는 장관직을 사임하고 녹색당(PV)으로 옮겼다. 2010년 “아마존을 지키겠다”며 대선에 출마해 2000만표 가까운 득표를 보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0년 대선 때는 호세프에게 졌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대선은 10월 5일 1차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 달 26일 결선투표로 당선자를 확정한다. 대선 캠페인은 1차 투표 나흘 전인 10월 2일까지 계속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브라질 대선정국 돌입…“아마존 여전사 떴다”
입력 2014-08-21 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