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모험’… 2600만원대 택시 출시

입력 2014-08-21 03:16
한국도요타자동차가 개인 및 법인 택시 사업자를 상대로 ‘프리우스 택시’를 출시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는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한국도요타자동차 제공

수입차가 국내 택시시장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높은 연비와 승차감, 안전성 등을 내세워 택시 사업자와 승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20일 개인 및 법인 택시 사업자를 상대로 ‘프리우스 택시’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수입차 업체가 국내서 택시 전용 모델을 공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프리우스는 도요타의 대표적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도심 연비가 21.7㎞/ℓ까지 나온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등에서도 프리우스 택시가 운행 중이다.

프리우스 택시의 가격은 26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옵션을 일부 빼 기존 프리우스의 가장 싼 모델보다 530만원 낮게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은 이 차를 살 수 없다. 한국도요타 입장에서 프리우스 택시의 판매는 일종의 모험이기도 하다. 액화석유가스(LPG) 택시가 거의 대부분인 시장에서 국내 업체도 해보지 않은 시도다. 이 관계자는 “연비뿐 아니라 내구성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수입차 택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서울의 택시 4만9370대 가운데 34대가 수입차다. 포드의 토러스, 혼다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보이저, 링컨 MKS, 프리우스 등이다. 일반 판매용 차를 개인택시 사업자가 구매해 택시로 등록했다.

수입차 택시는 앞으로 더욱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디젤차량 택시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택시운송사업 발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법 시행은 내년 9월부터다. 연비가 뛰어난 디젤 모델을 갖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택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단, 차량 가격이 기존 LPG 택시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업체도 신차 및 디젤 택시 출시로 수입차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내놓은 SM5 D(디젤)를 택시로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디젤 차량 숫자를 늘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시장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는 애초 생산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쏘나타 택시(LPG)를 이날 출시했다. 지난 3월 출시한 LF쏘나타의 택시 버전이다. 현대차는 “미국 충돌 시험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신형 쏘나타와 같은 차체를 썼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세부모델별로 1635만∼2210만원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