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사 1만 달러 벌 때 하나의 생명 사라진다”

입력 2014-08-21 03:05
다음 달 시작될 담배소송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규제와 법’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최근 미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24조원의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을 이끌어낸 로버트 프록터 스탠퍼드대 교수 등 해외 담배소송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법정 다툼에 앞서 대규모 ‘장외 여론전’을 벌이는 셈이다.

심포지엄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흡연의 폐해, 담배회사의 부정행위, 담배 규제를 위한 소송 전략 등으로 구성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대한금연학회와 공동 진행한다.

미 플로리다주 펜사콜라 법원은 지난달 36세 폐암 사망자 유족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손해배상금 170억원, 징벌적 배상금 24조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담배회사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유족 주장을 받아들였다. 프록터 교수는 이 재판에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서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유해성을 어떻게 은폐해 왔는지 증언했다.

80여건 담배소송에서 전문가 증언을 해온 프록터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담배회사는 담배 1개비를 팔아 1센트를 버는데 1백만 개비가 모이면 한 생명을 앗아간다. 담배회사에 한 생명의 가치는 1만 달러인 셈”이라는 요지로 담배 마케팅 전략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또 담배의 중독성을 최초로 증언했던 필립모리스의 내부고발자 빅터 디노블 박사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다. 그는 필립모리스 재직 시절 니코틴이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 엄청난 중독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고, 이를 은폐하려던 회사에 맞서 미 의회에서 증언했다. 이밖에 미 연방정부 법무담당 검사로 담배소송을 진행했던 샤론 유뱅스 변호사도 참석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