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질주

입력 2014-08-21 03:52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라는 날개를 달았다.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 가운데 6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폭발적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다지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3600억원에서 2018년 13조1600억원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LG화학은 폭스바겐그룹 계열인 아우디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현대·기아자동차, 포드에 이어 폭스바겐그룹과 손을 잡게 됐다. 나머지 업체는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 혼다, 푸조-시트로앵그룹, 스즈키 등이다.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개시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개별업체로는 20여곳과 계약을 맺고 친환경차량 32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LG화학은 아우디의 차세대 전기충전식하이브리드(PHEV)와 마이크로하이브리드(μHEV)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공급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산된다. μHEV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시동용 전원으로 사용하던 12V 납축전지 대신 48V 리튬이온배터리를 채용해 엔진 동력을 지원하고 연비를 개선한 모델이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는 내비게이션 등 전자장비 부품을 비롯해 각종 전자 제어시스템을 장착하면서 기존 납축전지 대신 48V 리튬이온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폭스바겐그룹 내에 우리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종이 많아 대규모 추가 수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의 3%를 전기차로 충당할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주력 브랜드인 폭스바겐을 포함해 독일의 아우디·포르쉐, 스웨덴의 스카니아, 체코의 스코다, 영국의 벤틀리,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 등 10여개 이상 차량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전기차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2018년까지 5년 동안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누적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권영수 사장은 “확실한 1등을 향한 목마름은 멈추지 않는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와 ESS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