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시민’… 손학규 전남 강진 백련사 뒷산 농가서 칩거중

입력 2014-08-21 03:21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20일 전남 강진 백련사 근처의 허름한 농가에서 외출하기 위해 신발끈을 매고 있다. 손 전 고문은 10여일 전 부인과 함께 이 집으로 내려왔다. 연합뉴스

7·30 경기 수원을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전남 강진 다산초당 인근 백련사 뒷산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정계은퇴 전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손 고문은 10여일 전 부인 이윤영 여사와 함께 내려와 허름한 농가에서 칩거 중이다. 이 집은 승려들이 사용하다 비워둔 곳으로 손 고문은 청소만 한 채 그대로 입주했다. 농가를 찾았던 손 고문의 한 지인은 “말이 집이지 뱀이 우글거리는 등 자연 상태나 다름없었다”며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지내는 손 고문의 얼굴은 편안하고 밝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손 고문은 외부인을 전혀 만나지 않고 있으며, 기거하는 곳은 길이 험하고 찾기도 어려워 접근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손 고문은 현재 정치활동을 정리하는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목민관의 중요성과 백성 본위의 봉사정신을 강조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걸었던 옛길을 되밟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가 아니더라도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많은 방법이 있다”며 “자유로운 시민으로 어딘가에 나를 묶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그는 2008년 민주당 대표 임기를 마친 뒤에도 강원도 춘천의 한 농가에서 2년 동안 칩거하다 정계에 복귀했었다. 복귀 가능성에 대해 손 고문 측근들은 “이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