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형덕] 에너지 백년대계를 향해

입력 2014-08-21 03:31

‘SE4all(Sustainable Energy for All)’은 2030년까지 전 세계 10억 인구에게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으로 2010년 유엔과 세계은행이 함께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는 SE4all 계획을 추진하기위해서였다.

올 초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대계(大計),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뿌리 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 계획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최초의 개방형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런 노력을 두고 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전도 국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정책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기사용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업무 분야에 대해 고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국민이 신뢰하는 제도,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전은 다양한 요금제도를 운영하면서 환경 변화와 미래를 대비한 요금체계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 수요관리형 선택요금제(CPP·Critical Peak Pricing), 계시(季時)형 요금제(TOU·Time of Usage)처럼 고객이 직접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전력소비 시간대를 분산하고 제어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전력 수급의 안정성과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양한 감면제도를 운영하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연초에는 혹한기 한파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전 대상 가구에 필수전력을 공급해 왔고, 그 용량도 3배 이상 확대했다. 지난달부터는 전기요금을 체납한 단전 대상 가구 중 사회배려계층 약 5만호에 대해 계절에 관계없이 체납에 따른 제한공급 조치를 유예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일시적으로나마 사회배려계층 가정의 전기사용 제한을 해소해 나눔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대국민 서비스 품질 혁신에도 힘쓰고 있다. 고객의 소리(VOC)를 빅데이터로 축적, 활용해서 고객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대학생 서포터스 양성, 소비자 간담회, 전력시설 견학 등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소통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한전이 세계 최초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스테이션에 소비자단체 회원들이 찾아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와 같은 스마트그리드를 체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전국 2099만호에 원격검침인프라(AMI)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고객과 쌍방향으로 전력사용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그리드 네트워크가 완성되면서 시간대별로 요금이 변동되는 실시간요금제(RTP·Real Time Pricing)가 실현된다. 고객은 낮은 가격 시간대의 전기를 저장했다가 높은 가격 시간대에 사용함으로써 요금을 절약하고 한전은 효율적 수요관리를 통해 발전소 건설비용을 절감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ESS와 전기차 사업 등 신(新)전기사업 모델로 확장될 수 있어 산업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토머스 말론은 다보스포럼에서 개인지성(IQ)의 시대가 가고 이제는 여러 사람의 힘과 지혜가 더욱 필요한 집단지성(CI)의 시대라고 말했다. 한전의 올해 경영화두는 ‘함께 생각하면 널리 이롭다’는 집사광익(集思廣益)이다. 한전이 ‘국민과 함께,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는 에너지 백년대계를 실현해 나가는 길에 국민적 공감과 중지(衆智)가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형덕 한국전력공사 영업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