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창조의 완결판… 소통으로 지켜라

입력 2014-08-20 03:40
하인즈 쉔호프 교수는 “사람과의 관계 중 가장 가까운 사이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바탕이 된 결혼으로 맺어진 사이”라면서 “그런 결혼을 통해서 우리의 영혼과 신체는 충만한 친밀감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의말씀사 제공
“한국사회는 엄청난 문화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가정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살필 겨를조차 없는 듯 보인다. 남편과 아내의 전통적인 역할이 흔들리고 가정은 위협 받고 있다. 이 위협은 부부뿐 아니라 아이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위협 앞에 한국의 청년들, 커플들, 가정들이 백기를 들고 포기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정은 창조의 완결판이다.”

2005년부터 한동대 상담심리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Marriage and Enrichment’ 수업을 통해 결혼과 가정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동대 인기 강좌를 옮겨놓은 이 책에서 저자는 가정은 창조의 완결판이며 모든 부부가 그 안에서 완벽하게 치유,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독일 출신인 저자는 1998년부터 한국에서 상담사역을 시작했으며 아내 엘시와 함께 40여년간 캐나다와 스위스, 미국 등에서 선교사, 상담사, 목회자, 교수로 활동해왔다.

저자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왜 남녀를 따로 축복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인생을 하나로 묶어 축복하셨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나님이 결혼을 창조하시고 부부로 임명하신다. 그분이 결혼을 축복하시고,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가 이어지고 소통될 수 있는 발판을 세우셨다. 결혼을 통해 창조 역사와 사람의 일생을 함께 엮으신 것이다.”(32쪽)

또 저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정에 어떻게 죄가 들어오게 됐으며, 이로 인해 가정이 겪고 있는 고통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현대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있다. 깨진 연합에서 비롯된 남자와 여자의 성향, 이에 따른 내면의 불안과 상처, 그리고 치유와 회복에 대한 하나님의 방법이 무엇인지도 들려준다.

이외에도 부부가 연합하여 가정을 이루어나갈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항목인 일, 재정, 성, 가정폭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들을 소개한다.

“진정한 소통은 건강하고 친밀한 결혼생활의 핵심이다. 친밀한 수준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과거의 실패와 상처에서 해방되는 마음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사랑으로 다시 마음을 채우고 서로를 치유하고 강하게 연합하면 순간 치밀어오르는 분노의 공격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165쪽)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 신혼부부들은 이 책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가정과 결혼생활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들 역시 자신들의 관계를 재점검하고 하나님 안에서 견고하고 안정된 관계를 다져나갈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가정과 결혼에 대한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저자는 ‘아버지’라는 단어를 꼽았다. 고민을 털어놓으러 온 학생 대부분이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가 인간관계를 맺는 데 걸림돌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이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신체적 학대를 당하거나 폭력 또는 언어폭력, 알코올 중독 등을 경험한 학생들의 사례를 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했다. “이 문제는 두 세대(generation)는 지나야 해결될 것 같다. 지금 20대들의 아버지를 생각할 때, 아버지들의 아버지와 많은 갈등이 있었다면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아버지들을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아버지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을 좋은 예라고 소개하면서 남성들이 모여 서로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말라기 4장 6절에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고 하셨듯 먼저 아버지의 마음이 자녀에게로 돌이켜야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하나님 아버지’를 표상하기 때문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