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황폐해진 북한의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8000만 그루 심기 범국민운동-남북 산림협력을 통한 녹색한반도’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기장, 기침 등 11개 교단장이 참여한 교단장협의회는 이날 선언문을 채택하고 북한전역에 8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결의했다.
협의회는 “한국교회가 통일부, 외교부, 산림청, 아시아녹화기구 등의 협력을 받아 북한에 8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범 국민적인 염원을 모을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 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녹색 한반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로 밤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며 “열매인 밤을 남한에서 수입해 공존을 모색하는 한편,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지원 사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단장협의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동북아 하늘을 뒤덮고 있는 황사를 걷어내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남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북한은 현재 동북아 일대에서 산림 황폐화가 가장 심각한 나라다. 백두산과 묘향산 등 명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은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나무가 거의 없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전체 산림면적의 31%를 잃었으며 매년 평양시 면적만큼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박경석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원은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한반도 사진을 보면 남북한의 산림녹화 정도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며 “북한 산림면적의 감소는 한반도 전체 기후변화 대응역량의 약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나선 김소희 아시아녹화기구 사무국장은 “북한의 산림 황폐화는 하나로 연결된 남북의 터전을 위협하고 백두대간의 생태계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벌이는 이 운동은 생태계의 심각한 훼손으로 신음하는 북한의 무수한 ‘생명들’의 위기에 대한 시급하면서도 적절한 응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11개 교단이 연합해 참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남북통일을 향한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황폐한 北을 푸르게… 8000만 그루 심는다
입력 2014-08-20 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