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제2차 연평해전 때 전사한 조천형 중사의 딸 시은(사진)양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전국 초등학생 ‘북녘 친구에게 편지쓰기’ 대회에서 쓴 화해의 메시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북한에 사는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친구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는 조양이 자신이 조 중사 딸이라는 걸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조양은 “12년 전 나는 백일밖에 지나지 않은 아기라 기억할 수 없었고 엄마로부터 이야기만 들었는데, 5학년 때 연평해전을 그린 영화를 보니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가슴은 터질 것 같이 아팠다”고 적었다. 이어 “북한이 하늘, 땅만큼 싫었고 선생님이 아무리 북한과 우리는 한민족이라고 하셔도 마음속으로 소중한 아빠를 빼앗아간 나라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조양은 그러나 식량난 등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차츰 들여다보게 되면서 북한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내가 아빠를 잃게 된 것처럼 어쩌면 북한의 어떤 친구도 연평해전에서 아빠를 잃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아픔을 같이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양은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연평해전으로 부모를 잃는 상처를 입은 북한의 친구를 만나 같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조 중사는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벌였으며 기관포 방아쇠를 끝까지 잡은 채로 전사했다.
민주평통은 19일 시상식을 개최하고 조양에게 대상을 수여하는 등 모두 63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전달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2차 연평해전서 전사 조천형 중사의 초등생 딸이 쓴 ‘화해의 편지’ 뭉클
입력 2014-08-20 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