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9일 새누리당과의 세월호 특별법 최종 담판을 앞두고 당내 의견 수렴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합의사항이 나흘 뒤 의원총회에서 뒤집어졌던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중진들과 조찬회동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위원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장은 오전 8시쯤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의 한 식당에서 중진 의원 12명과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조찬간담회에서 “청와대가 협상을 다 지시하고 있다”며 “여당이 청와대를 너무 의식하고 좀처럼 양보를 안 해 참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협상이 쉽지 않다” “여당 대표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최대 쟁점인 ‘특검 추천권’ 절충과 관련해서는 “오가는 건 있지만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찬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시간대별로 원내대표단 및 중요 당직의원, 3선 의원, 상임간사단 오찬까지 릴레이 간담회가 이어졌다. 반나절 동안 소속 의원 60여명과 세월호 정국 해법을 논의한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상규명은 유가족의 한이 남지 않게 하라’ 했다”며 유가족이 원하는 수준의 특별법을 만들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새정치연합은 밝혔다.
새정치연합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준다는 말은 허언이냐. 그 약속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같은 당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37일째 목숨 걸고 단식하고 있는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와 가족들이 호소하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중인 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방문해 위로했다. 문 의원은 김씨에게 “건강이 걱정된다”며 “내가 단식할 테니, 이제 그만 단식을 그만두시라”고 권유했다고 동행한 김현 의원은 전했다. 김씨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하자 문 의원은 김씨와 함께 앉아 동조농성을 벌였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김씨가 단식을 멈춘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0여명은 김씨를 찾아가 단식 중단을 권유하며 동조농성을 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반나절에 의원 60명’ 박영선 릴레이 회동
입력 2014-08-20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