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있는 ‘중2병’… 중학생, 인성 수준 꼴찌

입력 2014-08-20 05:45

중학생들의 인성 지수가 초·중·고생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급격한 신체 변화와 함께 정체성 혼란을 겪는 시기라는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학교의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학업 스트레스가 반드시 인성을 해치는 건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전국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 등 4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개발한 표준 인성검사 기법을 처음 적용한 대규모 검사였다.

새로 개발된 인성검사는 인성의 덕목을 10가지로 구분해 측정했다. 자기존중, 성실, 배려·소통, 책임, 예의, 자기조절, 정직·용기, 지혜, 정의, 시민성 등이다. 덕목별 점수는 예의가 10점 만점 중 8.25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의(7.82점) 책임(7.71점) 순이었다. 반면 성실(6.61점)과 자기조절(7.10점) 덕목은 낮게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성실·자기조절 항목에서 낮은 점수가 나온 점은 자기 통제능력 결여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인성교육에서 보완해야 할 점으로 봤다.

학교급별로 보면 중학생 점수가 가장 낮았다. 10개 항목 점수를 합산해보면 중학생은 72.83점으로 고교생(73.38점)보다 떨어지며 초등학생(78.12점)과는 적지 않은 격차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를 중학생 시기의 특수성으로 설명했다.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으며 초등학교 때와 질적으로 다른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된다는 이유다. 연구팀은 “중학생은 정체성, 정서적 혼동을 겪는 시기이므로 청소년기 자아중심성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중·고교생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인성 수준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학업 스트레스가 학생들의 인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다. 연구팀은 “중·고교에서는 학업 스트레스가 적절하다면 인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