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은 지난 6월 2일 이전 사망했고 정확한 사인은 확인할 수 없다고 경찰이 결론 내렸다. 한 달여에 걸친 유씨 변사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경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유씨 이동경로와 정확한 사망원인 등이 속 시원히 규명되지 않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승호 전남지방경찰청장은 19일 순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유병언의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할 단서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씨가 은신해 있던 ‘숲속의 추억’ 별장 등 순천 송치재 인근 주민과 버스기사, 자영업자 등 1400여명에 대한 일대일 탐문수사와 연인원 3800여명을 동원해 송치재부터 옛 순천교회에 이르는 구간에 대해 28회 정밀수색을 실시했다. 백 청장은 “이 일대에 설치된 CCTV 22개와 차량 블랙박스 11개 등 녹화자료를 확보해 분석했지만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변사체에서 채취한 DNA와 지문은 물론 치아 정보와 입었던 의복 등도 유씨와 일치했다”고 시신이 유씨임을 강조했다.
경찰은 그동안 유씨 시신에 대한 두 차례 부검, 법의학·법곤충학·생태환경(주변 풀 등) 분석, 송치재 별장 등 주요 장소에 대한 정밀 감식, 혈흔 및 DNA 검사, 의복류에 대한 타격흔 검사 등 가능한 모든 과학적 수사 방법으로 증거를 채집·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또 “국과수와 고려대, 전북지방경찰청 등이 변사현장에서 법곤충학기법을 통한 실험·분석을 진행한 결과 사망시점이 6월 2일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는 변사현장 사진상 외상 및 변사체를 옮긴 증거는 없다고 자문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가톨릭대 법의학과 강신몽 교수도 변사체의 탈의 현상은 저체온에 빠져 사망에 이를 때 나타나는 이상 탈의 현상으로 보는 것에 기인할 때 최종 사인은 저체온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경찰 “유병언 타살 증거 못찾아”… 사인 결국 미궁으로
입력 2014-08-20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