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프리 닐은 ‘다른 이가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리고, 다른 이가 욕심을 부릴 때 두려워하라’고 했다. 여전히 두려워하는 이가 많은 지금은 주식시장에 투자를 할 때다.”
19일 이트레이드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은 월스트리트에서 ‘역발상의 투자’로 유명세를 떨친 험프리 닐을 인용하며 “방망이를 길게 잡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민일보와 만나 “기관투자가는 코스피가 상승세로 전환한 뒤 팔기만 하고 있다”며 “기관과 개인은 상승의 근거를 수치로 파악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기대감에 투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화된 수치들로 상승세를 납득할 때가 돼버리면 이미 투자의 적기는 지나가 버린다는 조언이었다.
개인고객들의 투자금을 관리하느라 보수적인 기관투자가의 펀드환매 물량은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지난 6일 7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은 기관투자가들 틈에서도 ‘사자’와 ‘팔자’가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금융투자·은행·투신권의 매도 물량이 연기금의 매수 물량보다 컸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1750억원 이상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바이(BUY) 코리아를 지속하는 외국인이 일거에 돈을 뺄 우려는 없을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이 속한 신흥국의 경기 모멘텀이 선진국보다 양호하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우려는 당분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윤 센터장은 “한국경제는 이제 웬만한 대외 이슈에도 환율의 변동 폭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강세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힘으로 결국 2070선에 올랐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정부가 휴대전화 보조금 분리공시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영향에 SK텔레콤(3.39%) KT(1.74%) LG유플러스(2.24%) 등 통신주 3인방이 강세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여의도 stock] 파는 기관 사는 외국인… 최후 승자는?
입력 2014-08-20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