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속 남성 1명뿐 음란행위 장면이 확실”

입력 2014-08-20 04:27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19일 두고 온 짐을 챙기러 제주지검장 관사에 들렀다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Y 화면 캡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이 제주시 중앙로의 한 건물에서 사건 당일 김 전 지검장이 지나가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관련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피의자로 특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9일 구체적인 행위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CCTV 영상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있는 남성 1명이 찍혀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국민일보 19일자 10면 보도).

경찰은 수사브리핑을 통해 “현장에는 한 남성만 찍혀 있었고 이 남성이 김 전 지검장인지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란행위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만한 영상이 CCTV에 찍혔고 구체적인 행위를 말한다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최초 신고자인 여고생 A양이 “음란행위 아저씨를 두 번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김 전 지검장의 체포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경찰관은 “A양이 음란행위를 하는 아저씨를 한 번이 아닌 두 번이나 목격하고 너무 겁을 먹어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김 지검장이 얼마나 당황했는지 얼굴을 붉히며 계속 횡설수설했고 결국 체포에 순순히 응했다”면서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어서인지 지구대에 왔을 때 김 지검장은 굉장히 점잖았고 언쟁도 벌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김 전 지검장 체포 당시 주머니에서 15㎝ 크기 베이비 로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로션이 음란행위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 단정할 수 없어 사진 촬영만 한 뒤 돌려줬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 전 지검장이 음란기구로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CCTV 영상을 정밀분석 중인 국과수는 이날 직원 2명을 제주로 파견해 오후 5시부터 사건 발생 지역인 제주시 중앙로 음식점과 인근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김 전 지검장의 동선과 CCTV를 통한 신장계측 등의 조사를 진행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얼굴 생김새와 키를 비교분석해 CCTV에 찍힌 인물이 김 전 지검장과 동일 인물인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12일 밤 제주시 이도2동 제주소방서 옆 한 식당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13일 0시45분 경찰에 체포됐다가 10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김 전 지검장은 법무부에 제출한 사표가 지난 18일 수리돼 면직된 상태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