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상업 디스플레이 시장 무섭게 큰다

입력 2014-08-20 03:19
지하철·버스 도착을 알려주는 안내판, 백화점의 층별 정보를 담은 터치스크린, 각종 행사장 벽면에 걸린 움직이는 광고, 서울 강남역에서 교통 안내와 공중전화 역할을 하는 미디어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근 들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것들은 모두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알림판’이다.

각종 광고나 안내가 종이 인쇄물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 형태로 변하면서 디지털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2년 33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지만 내년에 52억 달러, 2018년에는 7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우리 기업과 일본 기업이 꽉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 점유율로 6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위와 3위는 일본기업인 NEC, 샤프가 차지했다. LG전자는 4위에 올랐다.

TV나 스마트폰과 달리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는 아직 중국기업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5위권에 중국기업은 없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기업이 고속질주하고 있다. NEC와 샤프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 분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2년 1분기 15.8%에서 올 1분기 22.9%로 늘었다. 2012년에는 2위인 NEC와 점유율 격차가 1.8% 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1% 포인트나 벌어졌다. LG전자는 2012년 1분기에 3위 샤프(8.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 점유율에 그쳤지만 올 1분기 0.6% 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두 회사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본다. 대부분의 광고 기능을 디스플레이가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ISE(Integrated Systems Europe) 등 세계 유명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선보이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소형 자영업자들을 위한 ‘스마트 사이니지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매장 등에서 스마트 TV와 광고판 기능을 동시에 한다. LG전자도 올 초 열린 ISE에서 105인치 초고화질(UHD) 사이니지, 세계 최소 베젤(3.5㎜)의 비디오 월(Video Wall) 등을 공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쇄물을 대신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고화질 사이니지가 향후 B2B 사업의 큰 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