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로 ‘위대하다’ ‘크다’는 뜻의 ‘볼쇼이’는 러시아 오페라·발레의 자존심이다. 1776년 모스크바에 설립된 볼쇼이 극장은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하우스. 유명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차이콥스키, 루빈스타인 등이 거쳐 갔고, 1960∼70년대에는 뛰어난 기량을 검증받은 발레리나들이 전성기를 구가했다. 러시아를 찾은 각국 정상들의 방문 코스이기도 한 볼쇼이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주역들이 한국을 찾아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볼쇼이 오페라 극장의 주역들과 국내 정상급 성악가가 함께하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국민일보 주최로 2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들은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카르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들려준다.
1부 공연은 지휘자 서희태가 이끄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막을 올린다. 19세기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가운데 주옥같은 아리아를 하이라이트로 들려준다. 메조소프라노 이아경이 집시 여인 카르멘이 군인 돈 호세를 유혹하며 부르는 ‘하바네라’를, 볼쇼이 극장의 테너 올렉 쿨코가 돈 호세의 답가 ‘꽃노래’를 부른다. 또 바리톤 강형규는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다.
이어 볼쇼이 주역 쿨코가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중 ‘그대의 찬손’을 들려주면, 볼쇼이 솔리스트인 소프라노 로리타 세메니나가 ‘내 이름은 미미’로 화답한다.
세메니나는 2000년 볼쇼이에서 데뷔한 후 ‘라보엠’ ‘투란도트’ ‘에프게니 오네긴’ ‘이올란타’ ‘오셀로’ ‘팔스타프’ ‘나비부인’ 등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쿨코는 1988년 볼쇼이 극장에 합류한 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2부 공연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이상해…항상 자유롭게’ ‘그녀 없이는 내 마음에 행복없네’ ‘프로벤자의 바다와 땅’ 등이 선곡됐다. 이어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어머니 포도주 맛이 좋군요’ ‘왜 이렇게 날 방해하나’가 울려 퍼진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누구나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행복한 클래식’을 추구하고 있는 교향악단. 지휘자 서희태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도 들려준다. 관람료 3만∼13만원(02-6292-9370).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국인이 좋아하는 아리아들 한무대에
입력 2014-08-20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