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4위 싸움이 사상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위 롯데 자이언츠부터 8위 SK 와이번스까지 불과 2경기차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4위가 어느 팀이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4위 싸움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감독들의 거취다. 공교롭게도 현재 4위 싸움을 펼치는 팀들 가운데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 이만수 SK 감독 그리고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은 올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다.
선 감독은 이미 2년 연속 4강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상태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2011년에도 4강에 진출했던 KIA의 선 감독은 취임 첫해인 2012년 5위를 했고, 지난해에는 신생팀 NC에 뒤진 8위의 수모를 당했다. 선 감독 역시 팀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요즘 삼성 라이온스 시절 우승을 이끌었던 지도자로서의 능력까지도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2011년 중반 김성근 감독 교체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구단의 지지를 받고 감독이 됐다.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SK는 지난 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올해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입지가 불안한 이 감독이 재신임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강 진출이 커트라인이다.
꼴찌 한화의 김 감독은 2년 계약이 올 시즌으로 종료된다. 팀 성적이 2년 연속 최하위인 상황에서 감독 재신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 역시 올 시즌 초부터 “성적과 관계없이 나는 올해가 마지막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감독이라고 해서 안심할 처지는 못된다. 역대 프로야구 역사에서 감독들이 계약 기간을 채우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김시진 롯데 감독과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도 계약 기간이 남았더라도 4강에 들어가지 못하면 다음 시즌 지휘봉을 보장할 수 없다.
특히 롯데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마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 감독도 팀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진데다 용병술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혼전 속에서 승부처가 되는 경기에 대한 전략, 1∼2점차 승부에서 승기를 잡는 대처 능력 그리고 투수 및 야수 교체 때 판단력 등에 대한 감독들의 능력이 연일 검증받고 있다.
반면 1∼3위에 올라있는 류중일 삼성 감독,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 그리고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이 끝난 후 자신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례없는 페넌트레이스 및 한국시리즈 4연패가 유력시되는 삼성, 2008년 창단 이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넥센, 1군 데뷔 첫해 7위로 선전한 뒤 올해 3위까지 올라온 NC가 감독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 역시 순위 경쟁과 상관없이 거취 문제에서 자유롭다. 김기태 전 감독이 시즌 초 자진사퇴하고 지휘봉을 잡은 양 감독에겐 내년 시즌 성적이 검증 잣대가 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대혼전 프로야구 4강 싸움… 사령탑 거취도 판가름난다
입력 2014-08-20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