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가 더 크고 넓어진 차체로 옷을 갈아입었다. 품질 평가를 위해 지구 24바퀴에 이르는 거리를 달렸다. 품질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기아차는 19일 경기도 화성 화성공장에서 신형 쏘렌토(사진)를 공개했다. 2002년 출시된 1세대, 2009년 2세대에 이어 5년 만에 나온 3세대 모델이다.
신형 쏘렌토는 키가 작아진 대신 덩치가 커졌다. 차 앞뒤 길이(전장)가 4780㎜로 2세대 모델에 비해 95㎜ 길다. 높이(전고)는 1685㎜로 15㎜ 낮아졌다. 전폭은 1890㎜로 5㎜ 늘었다. 날렵함보다 안정감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기아차는 큰 차를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기아차 RV총괄 3PM실장은 “최근 캠핑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큰 차에 대한 고객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쏘렌토보다 큰 중형 SUV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신형 쏘렌토는 기아차가 신설한 글로벌품질센터의 검증을 거친 첫 SUV다. 기아차는 양산차 점검을 위해 화성공장 내에 품질센터를 설치하고 지난 1월부터 완성차·부품에 대한 품질관리를 시작했다. 쏘렌토는 품질센터 주관으로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지구 24바퀴에 해당하는 110만㎞ 주행평가를 거쳤다.
신형 쏘렌토는 충격흡수 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뒷바퀴 쪽의 충격흡수장치(쇽업소버)를 기존과 달리 수직으로 설치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불필요한 진동이 줄어 뒷좌석 승객이 훨씬 편안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밑바닥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언더커버가 씌워졌다. 소음을 막아줄 뿐 아니라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에 도움이 되는 장치다.
파노라마 선루프의 프레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제작됐다. 그동안 써온 철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소재다. 충돌 사고 시 후드를 들어올려 보행자의 머리를 보호해주는 ‘액티브 후드’, 앞차와 추돌 위험을 경고해주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도 탑재됐다. 2ℓ와 2.2ℓ 두 종류인 R엔진은 기존과 같지만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기준 유로6를 만족시키도록 업그레이드했다.
기아차는 이날 신차의 연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무게가 50∼60㎏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연비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박 실장은 “정부에서 연비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연비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기존 2.0모델의 연비는 13.0∼14.4㎞/ℓ, 2.2모델은 12.4∼13.8㎞/ℓ다. 지난 12일 시작된 사전계약에서는 약 5000대가 예약됐다.
화성=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110만㎞ 혹독한 검증… 기아, 3세대 ‘쏘렌토’ 출시
입력 2014-08-20 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