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 집행 중 ‘뇌물’을 단호히 거절하다가 차에 치여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20대 교통 경찰관이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인 것과 맞물려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서북부 닝샤(寧夏)자치구 수도인 인촨(銀川)시 소속 교통 경찰관 우타오(29·사진)씨는 지난 14일 자정쯤 시 고속도로 갓길에서 발생한 차량 접촉사고를 처리하던 중 그를 미처 보지 못한 다른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한밤에 벌어진 공무 중 교통사고로 묻힐 뻔했지만 우씨가 당시 단속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관영 CCTV에 뒤늦게 공개되면서 중국 대륙이 발칵 뒤집혔다.
영상에는 검정색 세단 승용차가 트럭을 들이받은 채 서 있고 승용차 운전자로 보이는 남성이 우씨에게 “조용히 넘어가 달라. 나중에 칭양(慶陽)시에 온다면 극진히 대접하겠다”며 뇌물을 건네는 장면이 생생히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남성은 간쑤성 칭양시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상에서 우씨는 한사코 뇌물을 거절하다가 뒤에 오던 차량에 받치고 말았다. 우씨의 마지막 말은 “그 돈 다시 집어넣으시죠”였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한 네티즌은 “저우융캉이나 보시라이처럼 위선자만 가득한 요즘 시대에 청렴한 공무원이 순직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화제] 뇌물 거절하다 차에 치여 순직한 경찰
입력 2014-08-20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