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이동국에 센츄리 클럽 가입 기회를…

입력 2014-08-20 03:51
“이동국(35·전북 현대)에게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 기회를 주긴 줘야 하는데….” 지난해 10월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홍 전 감독은 끝내 이동국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수비 가담이 적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홍명보 체제’가 끝나고 새 판 짜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동국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으로서 A매치 99경기 출장을 기록 중인 이동국은 어수선한 대표팀을 다잡을 구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동국은 A매치 1경기만 더 치르면 차범근(121경기), 홍명보(135경기), 황선홍(103경기), 유상철(122경기), 김태영(105경기), 이운재(132경기), 이영표(127경기), 박지성(100경기)에 이어 9번째 센츄리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센츄리 클럽 가입은 축구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이동국은 그 영광을 누릴 자격이 충분합니다. A매치 99경기에서 30득점을 올리며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등에 큰 힘을 보탰기 때문입니다.

실력으로 따지면 이동국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동국은 19일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10골)를 달리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8일 베네수엘라(9월 5일), 우루과이(9월 8일)와의 A매치에 소집할 14명의 해외파 선수를 발표했습니다. 25일엔 11명의 K리거가 추가된 25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현재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근호(상주 상무) 외에 마땅한 자원이 없는 형편입니다.

이동국이 우루과이전에 출장하면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와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루과이축구협회는 브라질월드컵 때 ‘핵이빨’ 사건으로 출장정지 징계 중인 수아레스의 국가대항 평가전 참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이동국은 수아레스와 맞대결을 벌였습니다. 수아레스에 2골을 헌납해 한국이 1-2로 뒤져 있던 경기 종료 직전 이동국은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빗물에 미끄러지며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 버렸죠. 이동국으로선 이번 우루과이전이 당시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인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예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감독 없이 치르기 때문에 이동국 같은 베테랑이 필요합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