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폭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3)가 2년2개월째 피신 중인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을 곧 떠나겠다는 의사를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수염을 기른 그는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사관 피신 2년 등 4년 가까이 햇빛도 못 보고 갇혀 지내면 누구나 건강상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조만간 대사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피생활을 끝낼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언론이 보도한 건강상의 문제 때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어산지는 장기 피신 생활로 심장과 폐의 기능이 악화되는 등 건강상 문제를 겪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어산지는 브래들리 매닝 미군 일병이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해 전 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 왔다.
최근 스웨덴 법원에 시효 만료를 내세워 자신의 체포영장을 무효화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영국 정부는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오는 즉시 체포해 스웨덴에 보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어산지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며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어산지도 “영국이나 스웨덴에서 아직 기소된 사실이 없으며 망명도 위키리크스에 대한 탄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이제훈 기자
어산지 “英 에콰도르 대사관 떠나겠다”
입력 2014-08-19 0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