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창작 뮤지컬 VS 아이돌·외국 인기작… 하반기 뮤지컬 어떤 작품있나

입력 2014-08-19 04:58
더 데빌
보이첵
조로
레베카
올 상반기 뮤지컬시장은 인기작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지속된 시장 정체에 더해 임금 체불로 공연 파행을 겪은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사태까지 겹치며 위기론이 거세졌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일까. 유독 가을에는 대형 창작 뮤지컬 두 편이 잇따라 막을 올린다. 인기 배우들과 손잡고 돌아온 인기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중 어떤 작품이 침체된 공연계의 구원투수가 될지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괴테와 뷔히너…음악 옷 입고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 두 편=오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 ‘더 데빌’은 독일 작가 괴테(1749∼1832)의 소설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1987년 월스트리트의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가 ‘블랙 먼데이’(월요일의 증시 폭락을 일컫는 말)에 주가 대폭락을 경험한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X의 유혹에 이끌려 악의 세계로 들어서는 내용이 담긴다.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한 3인 뮤지컬이다.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 스타’ 등으로 유명세를 탄 이지나(50)의 연출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마이클 리(40), 한지상(32), 윤형렬(31), 차지연(32)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다수 캐스팅됐다. 공연 내용 일부를 공개한 지난 11일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폐막 갈라쇼에선 록 뮤지컬 특유의 강렬한 선율과 힘 있는 보컬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10월 9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는 ‘명성황후’ ‘영웅’을 만든 윤호진(66) 에이콤 대표의 ‘보이첵’도 선보인다.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희곡이 뮤지컬로 새롭게 무대에 오르는 것. 그간 수차례 연극, 무용, 오페라로 제작돼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났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건 처음이다. 윤 대표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국 언더그라운드 밴드 ‘싱잉 로인스’와 함께 작업했고 총 8년간 제작에 힘을 쏟았다. 김다현(34), 김수용(38) 등 실력파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명불허전 인기작, 가을밤 물들일까=두 편의 대형 창작 뮤지컬과 대결할 인기작들도 라인업이 만만치 않다.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로 무장한 웨스트엔드 뮤지컬 ‘조로’가 이번 달 27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주인공 조로 역할로 뮤지컬 배우 김우형(33)과 함께 가수 휘성(32)과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24), 샤이니의 키(본명 김기범·23)가 쿼드러플 캐스팅돼 소녀팬들을 기다린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최근 떠오르는 작품들은 동유럽에서 제작된 것들이 많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다음 달 6일부터 오스트리아 뮤지컬 ‘레베카’가 돌아온다. 38년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의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11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오만석(39), 엄기준(38), 옥주현(34), 임혜영(32)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제작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조각공원 야외 잔디밭에서 2013년 공연 실황 특별 상영회도 열었다. EMK 관계자는 “초연 당시에도 원작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며 “올해엔 배경이 되는 대저택 맨덜리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을 생생하게 연출하기 위해 특수 장치를 도입했다. 작품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