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은 기본, 식단까지 맞춤 추천… ‘냉장고+α’ 시대

입력 2014-08-20 03:12 수정 2014-08-20 15:54
냉장고가 더 이상 냉장고가 아니다. 정수기, 김치냉장고 기능 등을 끌어안으며 복합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수납공간은 커지고, 디자인이 화려해지고 있다. 위 사진은 삼성 지펠 T9000 스파클링 냉장고.
LG 디오스 얼음정수기 냉장고.
삼성 지펠아삭 M9000 냉장고. 각 회사 제공
“냉장고가 필요한 분은 냉장고를 쓰세요. 그러나 프리미엄 냉장고와 두 달마다 관리 받는 물, 철저한 살균 케어 그리고 더 넓어진 키친까지. 이 모든 것이 필요한 분은 정수기 냉장고를 쓰세요.”

국내 한 가전업체가 요즘 TV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냉장고만 필요한 게 아니라 그 이상을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광고다. 냉장과 냉동 기능만을 제공해왔던 냉장고는 점차 진화하고 있다. 주방 인테리어를 좌우할 만큼 디자인이 달라졌다. 기능도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해주는 단순한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냉장고+ α’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보기 좋은 냉장고가 쓰기도 좋아요”…더 세련되고 편리하게=‘위는 냉동실, 아래는 냉장실’. 이것은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밑에 있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 온 냉장고 구조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위아래가 바뀌었다. 가전업체들은 냉동보다는 냉장 기능을 더 많이 쓰는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구조를 바꿨다.

수납공간도 늘었다. 재료의 종류와 자주 쓰이는 정도에 따라 구분해서 관리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이면서, 공간을 나눠 냉기 손실을 줄이는 추세다. 삼성전자 ‘지펠 푸드쇼케이스’는 한 개의 냉장실을 두 개의 공간으로 구분했다. ‘인케이스’에는 사용 빈도가 낮고 부피가 큰 식재료를, ‘쇼케이스’에는 자주 먹는 음식들을 보관하도록 했다. LG전자는 냉장실 오른쪽 문에 버튼식 문을 추가해 수납공간을 넓힌 ‘매직스페이스’에 이어 냉장실 왼쪽에도 이를 적용한 ‘더블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를 내놨다. 스테인리스 재질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패턴을 넣은 외관은 인테리어 요소로 손색없게 됐다. LG전자는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강조한 곡면 글라스 디자인 냉장고를 출시하기도 했다.

◇단순한 냉장고가 아닌 복합 가전제품으로=생활 습관 변화에 따라 냉장고의 능력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수기 기능을 넣은 LG전자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는 지난해 9월 출시돼 월 평균 판매량 1000대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디오스 얼음정수기 냉장고’는 판매 가격이 500만원 안팎인 고가 제품이지만 지난달에 월 판매량 3000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냉장고에서 탄산수가 바로 제조되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 기존의 ‘삼성 지펠 T9000’에 3단계 농도 조절이 가능한 스파클링 워터 디스펜서가 탑재한 ‘삼성 지펠 T9000 스파클링’을 선보였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김치냉장고도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땅 속에 묻는 김장독의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2015년형 지펠아삭 M9000’을 내놓았다. 메탈 소재 선반과 냉기 커튼, 저염김치 숙성·보관 기능 등 김치 맛을 지켜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공간별로 냉장·냉동·김치 보관 등의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LG전자 ‘디오스 김치톡톡 프리스타일’은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 수요에 힘입어 월 1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스마트홈 시스템으로 원격 제어까지=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가전제품은 스마트홈 시스템으로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한국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삼성 스마트홈’을 공식 출시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로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LG전자도 올해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을 이용한 ‘홈챗’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챗은 스마트폰을 통해 냉장고, 세탁기, 오븐,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채팅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용자는 제품을 원격제어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다. LG 스마트 냉장고를 사용할 경우 냉장실 안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보관 중인 식품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냉장고가 가족 맞춤형 식단을 추천할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9일 “스마트 가전제품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