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수십억원 낭비

입력 2014-08-19 04:26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가 송파구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중대한 하자가 있는 설계작품을 선정하고 관리허술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감사관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간 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대해 실시한 특정감사에서 이 같은 지적사항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시 농수산식품공사는 설계공모 당시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 특히 1등 당선작은 설계 단계에서 1단계 사업의 추정공사비를 3.3㎡당 299만4000원으로 제시하고는 이후 합동회의에서 3.3㎡당 709만5000원으로 변경했다. 시가 공고 때 제시한 추정공사비(3.3㎡당 309만원)의 배가 넘어 당선 취소에 해당하는 결격 사유인데도 공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사는 계획 단계에서도 타당성 재조사를 피하려고 필수시설 공사비를 입주자에게 부담시키거나 발주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총사업비를 축소했다.

설계·계약·준공 단계에선 최소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사토장을 제대로 설계·선정하지 않아 흙 운반비 7억6000만원을 낭비했고 특별한 사유 없이 고가의 흙막이 공법을 적용해 5300만원을 추가 지출했다. 자동계측기의 설계도 부당하게 변경해 5억2000만원을 낭비했다. 시공한 물량이 당초 계약한 것보다 적어 공사비 2억원을 감액 조치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신기술료 명목으로 1억10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감사관은 과다지급된 공사비 5억원가량을 환수하도록 했다. 또 관련 직원 2명을 징계하고 2명을 주의·훈계 조치했으며 추후 인사에 반영하도록 통보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10년간 3단계로 7582억원을 투입해 가락시장의 노후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에 착수했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 1단계 사업 공정률이 46.88%에 머물 정도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또 2012년 2·3단계 사업의 설계를 변경하면서 사업비가 당초 5040억원에서 1조2106억원으로 불어났고 사업기간도 2025년까지로 7년 연장될 전망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