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市 주방위군 투입” 미주리 주지사 결정

입력 2014-08-19 03:27
백인 경찰관에 의한 비무장 10대 흑인 피격 사망사건 이후 비상사태가 선포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 주방위군이 투입된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18일(현지시간) 새벽 “주방위군은 이 지역에 평화와 질서를 회복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주방위군 동원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주방위군 투입 결정은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된 이틀째인 17일 밤에도 퍼거슨시 도심에서 폭력시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날 밤이 깊어지면서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결국 서로에게 총을 쏘고 가게를 약탈하는 등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일부는 진압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졌으며 거리는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 냄새로 가득 찼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여대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공중에는 경찰 헬기가 날고 있다. 시위대가 서로에게 총질을 하는 등 매우 상황이 위험해 우리도 최고 경계태세 상태”라는 경찰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퍼거슨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연방정부의 직접 개입 강도도 세지고 있다. 앞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격에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 대한 2차 부검을 지시했다. 이미 퍼거슨시 경찰이 1차 부검을 끝냈으나 경찰 수사에 대한 흑인 공동체의 불신이 큰 상황이라 연방기관 의료진에게 추가 부검을 명령한 것이다. 브라이언 폴런 법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엄중한 사태 분위기와 브라운 유족의 요청을 고려해 홀더 장관이 연방기관 소속 의사에게 2차 부검을 지시했다”며 “주에서 시행한 부검 결과도 참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밤 백악관으로 돌아와 이틀간 머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다룰 현안으로 퍼거슨시 사태를 꼽았다. 발레리 자렛 백악관 수석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지 마서스비니어드에서 “대통령은 순식간에 폭발 일보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고 누구라도 추가로 다칠 수 있는 만큼 퍼거슨시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홀더 법무장관은 물론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 흑인 사회 지도자들과 매일 통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추가로 연방수사국(FBI) 수사관 40명을 퍼거슨시로 급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의 요청으로 실시된 별도의 예비부검 결과 브라운은 머리 부위 2발 등 최소한 6발의 총탄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뉴욕시 수석검시관 마이클 베이든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하지만 이 정보만으로는 총격을 가한 경찰관이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과도했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