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신소재 도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금속, 합성 사파이어, 고강도 섬유, 데님까지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신소재를 찾는 것은 디자인이나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의 감성적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스마트폰 스펙 경쟁이 더 이상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영향을 끼치지 못하자 방향을 튼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다음 달 출시할 아이폰6와 스마트워치에 합성 사파이어(synthetic sapphire)를 사용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애플은 사파이어로 만든 화면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GT어드밴스트테크롤로지와 5억78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었다.
애플이 사파이어를 사용하려는 이유는 유리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사파이어를 쓰면 사용자가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고, 날카로운 것에 긁혀도 흠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을 사자마자 액정보호 필름을 붙이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5s의 홈버튼과 카메라 렌즈 부분에 사파이어를 사용했다. 유리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서 전면에 도입하기는 어려웠다. 사파이어 생산 단가는 개당 16달러로 현재 사용 중인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개당 3달러)보다 5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애플이 고가 모델에만 사파이어를 사용하고 일반 모델은 유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은 사파이어 도입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디스플레이로 플라스틱을 사용하던 시절에 애플은 처음으로 유리를 도입했다. 애플이 신소재로 시선을 끌자 다른 업체들도 잇달아 유리를 사용했다. 이번에 애플이 사파이어를 도입하면 다른 업체들도 사파이어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량 생산에 따른 단가 하락이 가능해 사파이어 사용이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메탈 소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처음으로 메탈 소재를 도입한 갤럭시 알파를 공개했다. 테두리를 메탈 프레임으로 감싸 떨어뜨려도 충격을 덜 받도록 했고, 금속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갤럭시 알파는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HD급으로 최근 나온 제품들보다 낮다. 사양보다는 디자인과 촉감 등 사용자 감성에 방점을 찍은 기기로 만들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3를 출시하면서 후면 케이스를 가죽 느낌의 스티치 마감을 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경험이 있다.
중국 업체 원플러스원도 후면 케이스에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후면 케이스를 ‘스타일스와프’라고 이름 붙이고 사포처럼 거친 느낌의 샌드스톤과 부드러운 실크 소재의 케이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방탄조끼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섬유 케블라, 청바지에 쓰이는 데님, 대나무 등의 소재를 도입키로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스펙보다 디자인·내구성… 스마트폰, 이젠 ‘소재’다
입력 2014-08-19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