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重·르노삼성 秋鬪 조짐

입력 2014-08-19 04:09
현대차·현대重·르노삼성 秋鬪 조짐 현대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임단협 투쟁이 하투(夏鬪)를 넘어 추투(秋鬪)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름휴가가 끝났지만 세 곳 모두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추석 연휴 전에 타결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14년 만의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주에 부분파업 돌입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오는 21일 현대차 임단협에 관한 조정회의를 여는데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러면 노조는 22일부터 합법 파업을 벌일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관건은 외부 변수다. 현대차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회사 밖에서 여러 주문과 압력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일 "불법파업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회사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노조를 압박했다.

지난달 14일 파업에 돌입한 르노삼성차 노조는 20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이번 주 24시간 파업을 예고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사는 기본급 인상과 직원 승진 문제 등을 중심으로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쟁점이 통상임금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통상임금 타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회사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회사도 인사·경영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파업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2주간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현대중공업은 교섭이 지지부진하다. 노사가 여름휴가 이후까지 협상을 지속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갖고 있다. 노조는 "파업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할 만큼 강경하다. 추석연휴 전까지 교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통상임금보다는 기본급 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3만2000원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아직 안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사상 최대인 1조10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상황이다. 노조 요구를 들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다음 달 3일 총파업 계획을 의결했다. 노조는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따른 복지 축소, 일방적 금융산업 재편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 등을 파업 이유로 꼽았다. 오는 25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투쟁 계획을 확정하고, 26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2000년 7월 정부 주도의 합병에 반대하며 6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