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락 기업 수 11년 만에 최대

입력 2014-08-19 03:07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 수가 11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 3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21개사)보다 11곳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한기평이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상반기 신용등급이 올라간 기업은 9개사로 전년 동기보다 7곳 줄었다.

과거에는 신용등급 하락이 주로 중소기업이나 투기등급 업체에서 발생했으나 올해는 이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등급이 떨어진 32개사 가운데 투자적격등급(BBB-이상) 업체가 28곳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투기등급은 4개사에 불과했다. 또 32개사 중 대기업이 30개사에 달했으며, 앞으로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 전망’(부정적 검토 포함) 부여 업체 24개사 가운데 23곳이 대기업이었다.

이에 대해 한기평의 송태준 전문위원과 홍성범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업종 대표기업이라도 업황 악화에 따른 등급하락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 경영 환경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은 매년 늘어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접대비 지출 신고금액은 2008년 7조502억원, 2009년 7조4790억원, 2010년 7조6658억원, 2011년 8조3535억원, 2012년 8조7701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증가 추이를 감안하면 9조원을 넘을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룸살롱 등 호화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2009년 1조4062억원에서 지난해 1조2338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1조2000억원을 상회한다. 특히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고급 요릿집인 요정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2009년 273억원에서 지난해 1006억원으로 불어났고, 요정 수도 같은 기간 779개에서 3080개로 급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