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대 은행예금 등장에… 다시 주목받는 저축은행들

입력 2014-08-19 03:04

최근 은행의 낮은 예·적금 금리 때문에 저축할 맛이 안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몇 달만 지나도 금리가 내려가기 일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까지 낮아져 1%대 정기예금까지 등장했다. 은행권 전반이 이렇다보니 금리 0.1%에도 민감한 사람들은 불과 3년 전 부실대출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1년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75%,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연 3.48%다. 아주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최대 연 2.9% 금리를 보장하고,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에서 연 2.7%로 인상했다. 2% 초중반대로 형성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와 차이가 난다.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보면 그나마 높은 축에 속하는 외환은행 ‘e-파트너정기예금’이 연 2.45%, NH농협은행 ‘채움정기예금’이 연 2.32% 정도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은 연 2.0%를 간신히 턱걸이를 했고, 광주은행은 ‘플러스다모아예금’의 금리를 지난달 연 1.97%로 낮췄다.

정기적금도 마찬가지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다 채워야 간신히 3% 중반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은행들이 높은 이율의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한도가 적은 경우가 많다. 하나은행의 ‘난 할 수 있어 적금’은 최대 연 5.5%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120만원까지밖에 납입이 안 된다. 반면 저축은행 적금들은 별다른 조건 없이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SBI저축은행 정기적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연 4.2%다. 특히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대부업체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문을 연 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을 내놓아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워낙 낮아져서 저축은행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정적 인식이 생겼지만 반대로 5000만원 미만 예금 시 안전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별로 4700만∼4800만원 정도씩 분산해서 저축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자구의 노력과 금융당국의 정책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바뀐 것 역시 저축은행 문을 두드리는 또 다른 이유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2분기 87개 저축은행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국내 저축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238억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큰 틀에서 구조조정이 마무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국이 저축은행 살리기에 나서면서 방카슈랑스·펀드·할부금융 등을 허용한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정책 자체가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고 있진 않으나, 소비자에게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같은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측면에선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