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 ‘메이저 퀸’ 박인비

입력 2014-08-19 04:19
박인비(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컴퓨터 퍼팅을 바탕으로 LPGA 최고의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 골프클럽(파72·671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브리트니 린시컴(미국)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박인비는 파를 지켜내 보기에 그친 린시컴을 따돌리고 지난해에 이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올 시즌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인비는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박인비의 비결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박인비의 별명은 ‘침묵의 암살자’다. 경기 초반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조용히 다가와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박인비가 LPGA 투어에서 거둔 11승 중 연장 승부는 4번이나 된다. 지난해와 올해 LPGA챔피언십에선 똑같이 연장 승부 끝에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박인비가 떨지 않고 승부를 펼치는 그 바탕에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자세가 자리 잡고 있다. 실수를 빨리 잊고 경쟁을 즐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박인비의 멘털 코치는 “박인비는 상담 때 라운드를 스스로 평가하고 잘못된 것보다는 잘된 것부터 얘기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류현진(27·LA 다저스)과 체형이 비슷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 ‘여자 류현진’으로 불리기도 한다. 박인비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린시컴은 우승 상황에 많이 놓인 선수는 아니었기에 연장전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또 기술적으로는 ‘컴퓨터 퍼팅’ 능력을 자랑한다. 박인비는 2007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퍼팅 순위에 항상 1∼2위를 오르내렸다. 올해도 박인비의 퍼팅 성적은 18홀 당 29.07개로 전체 2위다. 박인비는 이번 LPGA챔피언십에서도 라운드당 퍼트수가 25개에서 31개까지 오르내리는 등 약간 기복이 있었지만 승부처 퍼트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실제 이번 대회 연장전에서도 퍼트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린시컴의 1.5m 거리 파퍼트는 홀을 살짝 빗나갔지만 박인비의 1.2m 거리의 파퍼트는 홀로 빨려들어갔다.

박인비는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복귀나 LPGA 투어 각종 타이틀보다도 우승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인비는 “타이틀은 웬만한 건 다해봤으니 우승을 더 하고 나의 골프가 더 나아져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는 게 바람”이라며 “에비앙 챔피언십은 내가 2012년에 우승하는 등 특별한 추억이 많은 대회라 우승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