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롯데월드 우려 말끔히 씻어내기를

입력 2014-08-19 03:30
마침내 제2롯데월드 타워 자체의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최근 연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동안 잠실 주변에서 싱크홀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이 일대 건물의 침하 가능성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제2롯데월드 타워도 불안하다는 상황은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월 제2롯데월드 건설에 착수한 지 2년7개월 사이에 공사 현장 지반이 11㎜나 내려앉았다. 제2롯데월드 타워는 전체 123층 중 77층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타워의 지반 침하 설계 허용치는 35㎜로 돼 있다. 따라서 60%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이미 허용치의 3분의 1이나 침하가 진행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타워 지반 밑에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부동침하(不同沈下)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침하란 기초 지반이 침하될 때 구조물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으로 건물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시 회의 자료는 이에 대해 지하수 유출량이 처리 가능 범위를 넘어서면 기초 저면 균열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제2롯데월드는 하루 최대 1350t의 물을 퍼낼 수 있는 배수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수 유출량은 2011년 6월만 해도 하루 평균 83t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450t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잠실 석촌호수 일대는 원래 한강 물이 지나가던 곳인 만큼 지반이 약한 퇴적층이 넓게 형성돼 있다. 따라서 공사 현장 지하에 새로운 물길이 형성돼 지하수가 대량 유출되고 있다면 제2롯데월드는 물론 주변 지역에 걸친 대규모 지반 침하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하수 대량 유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정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철저한 원인 규명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시중에서는 잠실 주변 지반 침하와 관련한 괴담까지 나도는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