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그룹, 경영권 승계 위한 ‘지분 몰아주기’ 의혹

입력 2014-08-19 03:18
‘겔포스’로 유명한 보령제약의 보령그룹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과도한 일감·지분 몰아주기를 진행해 소액주주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보령제약은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18일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은 ‘가업을 잇는 흔한 방법’이라는 논평을 내고 보령그룹에 대해 “3세 경영 후보자인 김정균(30)씨의 ㈜보령 지분 확대, 지속적인 배당 등 시장의 의심을 살 만한 행보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9년 말까지만 해도 ㈜보령의 지분율이 10% 수준이었지만 2010년 말 25%를 보유하며 2대 주주가 됐다. 김씨가 지분을 100% 소유한 보령그룹의 계열사 보령수앤수는 2008년부터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을 꾸준히 끌어 모았고, 최근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분법에 따라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네비스탁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 83억원 가운데 54억원을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킬 정도로 내부 거래 의존도가 높다. 네비스탁은 2억6000만원에 이르는 배당을 실시한 것도 오너 일가의 개인금고 역할이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보령제약은 이런 지적에 대해 “(김씨는) 회사를 알아가는 차원에서 일종의 경영 수업을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소액주주 입장에서 우려를 표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까지 입증된 피해도 없다”며 “현재까지는 해석의 문제이며, 앞으로 도덕성을 갖고 경영에 임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