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을 빛낼 최고의 태극전사는 누가 될까. 2002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태극전사들은 태릉과 진천선수촌에서 강훈을 거듭하고 있다. 팬들은 리듬체조의 손연재, 수영의 박태환, 체조의 양학선, 사격의 진종오 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어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인기 프로 종목 선수들의 활약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의 태극전사들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은 인천아시안게임 최고 스타 등극을 노린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손연재는 지난 4년간 급성장을 거듭해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4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체조연맹(FIG) 리스본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지난 10일 전 세계 강호들이 맞대결을 펼친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3위에 이어 후프와 볼 종목에서 연이어 3위를 차지, 올 시즌 출전한 6차례 국제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인종합만 시상하는 아시안게임 리듬체조에서 손연재는 일단 아시아권에서는 아무도 범접 못할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중국의 덩센유에와 일본의 미나가와 가호, 우즈베키스탄의 엘리타베타 나자렌코바가 경쟁자로 꼽히나 손연재에겐 미치지 못한다.
‘도마의 황제’ 양학선(22)에겐 아시안게임은 더 큰 목표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다. 광주체고시절이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2011 도쿄세계선수권, 2012 런던올림픽, 2013 카잔유니버시아드, 2013 앤트워프세계선수권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비결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큰 무대를 즐길 줄 아는 강심장에 있다. 이번 대회에는 비장의 무기인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를 꺼내들 계획이다. 라이벌은 비슷한 기술을 구사하는 북한의 이세광(29)이다. 하지만 이세광은 전성기가 지난 데다 양학선으로서는 자신의 기술만 안전하게 펼치면 금메달 전선에 이상이 없다.
진종오(35)는 2004 아테네올림픽 이래 한국 남자권총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2관왕(남자 50m 권총·10m 공기권총)에 올랐다. 4년전 광저우에서 50m 권총 은메달 그쳤던 진종오는 이번 대회가 설욕전인 셈이다. 분위기도 좋다. 최근 열린 베이징 월드컵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라이벌인 중국의 웨이팡 등을 제쳐 인천아시안게임 전망도 밝게했다. 지난 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은 있지만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진종오로서는 이번 대회가 기회인 셈이다. 베이징 월드컵 50m에서 왕즈웨이(중국)에 져 은메달에 그친 진종오가 50m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존심을 되찾을 지 관심거리다.
한국남자축구는 28년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로는 금맥이 끊겼다. 부산아시안게임 때는 준결승 이란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대 5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야구, 남자농구, 남녀배구가 일제히 우승해 프로축구의 체면이 깎였다. 브라질월드컵 졸전으로 위기에 몰린 한국축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번 대회에는 최정예 멤버들로 나설 예정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뛰었던 손흥민(23·레버쿠젠)의 차출이 불발에 그쳐 다소 맥은 빠졌지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반기 득점 1위 김승대(23·포항 스틸러스), 성인대표팀을 오가는 윤일록(22·FC 서울), ‘광양 루니’ 이종호(22·전남 드래곤즈) 등이 한국팀을 이끌게 된다. 특히 와일드카드로 뽑힌 장신공격수 김신욱(26·울산 현대), 골키퍼 김승규(24·울산 현대),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27·마인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D-30] 내가 최고 태극전사… 조국 명예 높인다
입력 2014-08-20 0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