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물류, 세상을 바꾸다

입력 2014-08-19 04:54

“최근 미국 내 일자리 숫자들의 동향은 우리가 ‘아마존 경제’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재계에서 활발한 고용을 펼치는 이들은 대개 물건을 운송해주는 사업체에 속해 있다.”

지난 6월 미국 격주간 종합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직속 노동자 3만3300명을 더 고용했다. 아마존과 같은 ‘무점포 소매업체’ 부문에서 늘어난 고용자들의 수는 총 17만명이었다. 포천은 “같은 기간 포천 5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아마존의 순위는 49위에서 35위로 성장했다”며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아마존닷컴에서 일할지 모른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 인수, 스마트폰 신용카드 리더기 개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출범, 한국법인 설립….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아마존의 끝없는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그 답을 ‘물류’라고 말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주문처리에 대한 투자액을 33.7% 늘렸다. 아마존의 물류창고 크기는 2006년 111만㎡에서 지난해 617만㎡로 증가했다. 새로 짓는 창고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선반이 설치돼 있고, 이전 시설보다 2배 많은 물품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물류시설 투자는 실적과 정비례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는 “물류 혁신으로 아마존은 소비자 충성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부차적인 ‘비용’ 취급을 받던 물류는 이제 갈수록 많은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2년 1조582억 달러를 기록한 전 세계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전자상거래 판매량은 2017년에는 2조3574억 달러로 1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들이 제품가격 다음으로 점점 배송 비용과 소요시간에 민감해지고 있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류 공급망을 개선하는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택배 배송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소셜커머스 쿠팡의 ‘쿠팡맨’ 열풍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쿠팡맨을 두고 “신랑보다 친절한 서비스” “로켓배송”이라며 열광한다.

실제로 눈 밝은 국내외 기관 ‘큰손’들은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당일배송에 대한 욕구, 제3의 물류업체 아웃소싱 증가세를 눈여겨본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스마트물류’ 기업군을 분류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총 7000억원 규모로 국내 물류센터에 투자를 했다. 지난해 부동산펀드를 통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덕평물류센터에 15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들어서는 수도권 물류 요충지인 부천 오정물류단지 내 물류센터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다.

피델리티가 “산업 부동산 부문에서의 글로벌 선두주자”라고 칭한 호주 부동산 개발회사 굿맨그룹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올 상반기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굿맨이 운용하는 ‘굿맨재팬코어펀드’에 4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최근 미국 물류업체들에 투자하는 클라리온 파트너스의 사모형 리츠에 4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포천은 “아마존은 이발부터 허드렛일에 이르는 모든 일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 온라인 시장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며 “점점 ‘아마존 경제’가 돼 간다”고 보도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