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통합 불가”-“불가피” 번갈아 성명戰… 외환銀 노사 핑퐁게임

입력 2014-08-18 03:42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놓고 경영진과 노조가 연일 맞서고 있다. 양측은 핑퐁게임을 하듯 ‘조기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성명과 ‘조기통합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번갈아가며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은 17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어 통합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원들이 조기통합 달성을 위한 결의문을 발표한 이후 지난 5일에는 본점 부서장 및 팀장으로 구성된 부점장 협의회가 인트라넷에 지지선언을 했고, 7일엔 영업본부별 지점장들이 조기통합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조기통합론을 꺼내든 이후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전면에 나서 통합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관련 행보를 하거나 조기통합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노조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노조는 역대 노조위원장들의 공동성명에서 “조기합병 선언은 2·17합의서를 정면 부정한 폭거”라며 “외환 경영진이 조기통합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날엔 한국노총이 하나금융의 조기통합 시도를 노사정합의 위반으로 규정했고, 외환카드로 전적을 신청한 외환은행 직원들의 호소문도 강압과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일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로 전적을 신청한 직원들이 분사가 미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문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대화 없이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 노조의 반대 이유는 2012년 2월 17일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한 ‘2·17합의’다. 반면 외환은행 측은 “노조가 2·17합의서 위반 주장만을 반복하며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타개를 위해선 조기통합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박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