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돈”… ‘화상회의 시스템’ 시장 달아오른다

입력 2014-08-18 03:57
KT 직원들이 17일 풀HD급 영상과 생생한 음질을 제공하는 화상플랫폼 ‘콜라보 허브(collabo-hub)’를 이용해 지방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KT 제공

세계 곳곳에 지사를 세우고, 글로벌 경영에 나서는 기업들이 경비·시간을 아끼면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화상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각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영상회의 형식으로 국무회의를 하는 일이 잦다. 한 TV 프로그램은 매주 이원생중계를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기술 발전과 함께 화상회의 시스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 학교, 기업, 방송 등 활용 영역도 다양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앞으로 화상회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는 KT가 두각을 보인다. KT는 지난해 12월 영상·음성을 고품질로 교환하는 화상플랫폼 ‘콜라보 허브(collabo-hub)’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말기 사이에 풀HD급 영상을 지원하는 전용 장비를 활용해 가입자끼리 화상회의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KT는 글로벌 IT업체인 시스코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단말기와 회선,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현지 가족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스마트폰·PC 기반 영상을 TV나 모니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최근 라이터 크기의 스틱을 TV 단자에 꽂으면 스마트폰 안에 있는 문서를 TV 화면으로 옮길 수 있고, 스마트폰 화면 자체를 TV에서 볼 수도 있는 ‘티빙스틱’을 내놓았다. 이 제품을 활용하면 모니터가 있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화상회의를 열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구글이 발 빠르다. 구글은 올해 초 999달러(약 102만원)에 크롬 운영체제(OS) 기반 화상회의 시스템인 ‘크롬박스 포 미팅(Chromebox for Meetings)’을 선보였다. 리모컨, 스피커, 카메라 등이 포함됐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태블릿·스마트폰을 통해 최대 15명까지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구글은 미국에서 크롬박스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호주 캐나다 일본 영국 등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글은 최근에 무료 화상·문자 메신저 서비스 ‘행아웃’을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서비스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구글 계정만 있으면 화상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17일 “기업들이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 화상회의 횟수를 늘리는 추세이고, 성형외과 병·의원들이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디오 원격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하면 거리와 상관없이 회의를 진행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