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솜씨가 좋다. 스트레이트와 팔 휘두르는 것도 아주 뛰어나다.”
지난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2회 청소년 올림픽 경기대회를 앞두고 중국 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장쑤성 난징을 찾았다. 훈련장 이곳저곳을 시찰하다 권투 연습장을 찾은 시 주석은 직접 권투 자세를 취해 보이며 “나도 젊은 시절에 권투를 배운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권투 훈련에서는 공격에 저항하며 반격하는 능력, 체력과 링 위에서의 제어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 주석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건군기념일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푸젠성의 군 사령부를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관영 CCTV의 메인 뉴스 신원롄보는 15일과 16일 개막식 등 이틀 연속 청소년 올림픽과 관련한 시 주석의 동정을 내보냈다.
중화권 언론들은 중국 지도부와 원로들의 비공식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종료됐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난 뒤 대중에 공개된 시 주석의 첫 ‘이미지’가 공교롭게도 권투 자세였다는 점에서 호사가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저우융캉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수사로 정점을 찍은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이웃나라와 긴장이 격화되는 상황을 연관시켰다.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의 댓글로 “어쩐지 ‘호랑이’(저우융캉 등 고위급 부패 관료)를 ‘파리’(하위급 부패 관료) 잡듯 때려잡더라니”라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첫 번째 주먹으로 부패를 때려잡고 두 번째 주먹으로는 다른 나라(미국) 압박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저우융캉에 대한 처벌 수위가 심도 있게 논의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열릴 것으로 보이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의 주요 안건들이 정리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오는 22일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10주년을 앞두고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큰딸 덩린이 아버지의 자녀 교육관을 소개했다. 덩린은 최근 인터뷰에서 “너희들은 마땅히 국가에 공헌해야 하며 큰 것이 아니더라도 중간 것, 작은 것이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회고했다고 중국신문망이 17일 보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시진핑 “나도 권투 좀 했어”… 청소년 대표팀 방문 격려
입력 2014-08-18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