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풍향계 잭슨홀회의 불참하는 이주열 왜

입력 2014-08-18 03:39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시장의 관심이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주열 (사진) 한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인 잭슨홀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은 총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5년 만이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 이 총재 대신 서영경 부총재보가 참석한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주제가 노동 분야이고, 연준·유럽중앙은행(ECB)·일본 중앙은행 등 주요국을 뺀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은 별로 참석하지 않아 굳이 직접 참석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잭슨홀 회의는 공식적으론 미국 지방 연방준비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중요 발언들이 나오면서 매년 8월 세계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양적완화 계획을 이 자리에서 밝혔었다. 더불어 시장은 유휴노동력(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놀고 있는 노동력) 개선 여부가 금리인상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고용시장 재평가’가 의제로 채택된 잭슨홀 회의에 불참하는 것이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및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잭슨홀 회의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유휴노동력의 개선 여부를 언급한다면,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기를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금리 인상 시기를 대체로 내년 3분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SBC와 크레디트스위스는 현재 제로 수준(0∼0.25%)인 연준의 기준금리가 내년 3분기 0.5%로 오를 것으로, UBS와 시티그룹은 3분기 0.7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뱅크와 바클레이즈,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보다 이른 내년 2분기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인하했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 갭이 생겨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고용지표 개선, 저물가 우려 완화, 10월 양적완화 종료 등으로 조기 금리 인상 논의가 활발해지겠지만 연준이 시장 예상을 벗어나는 조기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 자체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