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한 공연기획사의 연출자가 아이돌 그룹이 나오는 콘서트를 사흘 앞두고 취소한다고 발언했다가 이를 다시 철회했습니다. 취소하겠다던 이유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데, 과연 어찌된 일일까요.
아이돌 그룹 샤이니와 보이프렌드 등의 팬들은 17일 오전 깜짝 놀랐습니다. 오는 20일 개최 예정이던 ‘기브콘’(포스터)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는 로고스씨앗터 하봉길 감독의 트위터 선언 때문이었죠.
하 감독이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일부 팬들이 자신에게 트위터 등으로 욕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런 환경에서 적자 감수해가며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하 감독의 설명이었습니다.
기브콘은 기브 콘서트 페스티벌(Give Concert Festival)의 줄임말인데요. 팬들의 공익 활동을 통해 수익을 적립해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취지의 공연입니다. 기브콘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뒤 앱을 통해 사회봉사와 기부활동을 하고, 활동 마일리지를 적립해 아이돌 콘서트의 표를 살 수 있다는 거죠. 취지는 좋은 것 같았습니다. 하 감독은 이번 기브콘 행사로 수천만원의 광고수익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운영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직접 앱을 설치해 보았습니다. 사회봉사를 내걸었지만 광고 일색입니다. 팬들은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적어도 10개 이상의 광고를 보고 응모해야 합니다. 보험 설명도 들어야 하고 금융상품에 신규 가입해서 알림을 받아야 합니다. 샤이니 한 번 보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니 팬들이 공연기획자에게 항의를 한 거죠.
하 감독의 공연 취소 발언은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공연 3일 전에 취소를 한다는 것은 공연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장소 대관부터 무대를 설치하는 기획사, 섭외된 가수 등에 대한 배려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발언입니다. 급기야 “애초에 공연을 안 하려던 것 아니냐” “다른 사정이 있어 공연이 취소됐으면서 괜히 팬 핑계를 대는 거 아냐”는 식의 의혹마저 불거졌죠.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로고스씨앗터 측에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네요.
논란이 커지자 하 감독은 몇 시간 만에 트위터로 공연 취소 발언을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어린 학생들의 ‘팬심(心)’을 이용해 광고수익을 얻어 놓고 공연을 하네 마네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으니 말이죠.
아이돌 그룹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할까요.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상업성 논란으로 취소 해프닝 빚은 ‘기부 콘서트’
입력 2014-08-18 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