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메시지 받아들여야” 새정치연합, 세월호 특별법 처리 여권 압박

입력 2014-08-18 03:08
새정치민주연합은 17일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월호 행보’를 강조하며 새누리당에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압박했다. 교황이 연일 세월호 희생자 유족을 만나면서 형성된 이른바 ‘프란치스코 민심’에 여당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교황이 16일 시복미사에 앞서 딸을 잃고 단식 중인 김영오씨를 만나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경청한 데 주목하고 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교황께서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를 우리는 아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집권 여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국회 정상화가)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이 원하는 특검 추천권 등을 새누리당이 양보하라는 기대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도 “새누리당은 회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세월호 참사를 국가적 과제로 생각해서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경우 장기전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회 본회의라는 데드라인에 쫓겨 서두르기보다는 특별검사 추천권 확보라는 마지노선을 지키는 데 당력을 집중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진전된 안을 내놔야 협상이 의미가 있다”고 버티는 분위기가 읽힌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뒤집으면서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유가족이 버티는 한 더 이상 양보할 카드도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도 풀이된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