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광화문 일대서 교황 시복식… 전면 교통통제

입력 2014-08-16 15:47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열리는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행사 준비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의 최대 행사인 시복미사를 하루 앞둔 15일 시복식 장소인 광화문광장은 마무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진행된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17만여명을 비롯해 100만명가량이 광화문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광화문 바로 앞 광화문광장 북단에는 교황과 미사 공동집전자 염수정 추기경, 한국 및 아시아 주교단 등 130여명이 자리할 제단이 자리 잡았다. 신자들과 눈을 맞추고 싶다는 교황의 뜻에 따라 제단은 1.8m의 낮은 높이로 마련됐다. 제단 한가운데는 조선의 순교자를 기리는 뜻을 담아 가로 3.6m, 세로 4.6m짜리 은색의 대형 십자가를 세웠다.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제단 위 양옆에는 600인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제단 장식은 교황 후안 파블로 2세와 교황 요한 23세 시성식, 영국 윌리엄 왕자의 아들 조지의 탄생일 등에 쓰였던 에콰도르 장미 6000송이를 사용한다. 에콰도르가 교황 방한을 기념해 보냈다.

광화문광장 북쪽부터 숭례문까지는 높이 150㎝, 가로 2m의 펜스가 세워졌다. 시복식 당일 초청장을 소지한 사람만 펜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교황이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를 하는 광화문광장 양옆엔 붉은색 띠를 두른 안전 펜스가 2차선 너비로 설치됐다. 시복식 당일 33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김영오씨의 텐트 2동을 비롯해 세월호 유족 600여명의 좌석은 교황의 퍼레이드 경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공휴일을 맞아 광화문광장을 찾은 주부 이지은(44)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지도자인 교황을 한국에서 만난다니 설렌다”면서 “올해 우리나라에 힘든 일이 많았는데 교황이 힘을 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장 안팎에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들이 배치됐다. 이날 오전 경찰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의 강제 철거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후 7∼9시 시청광장에서 문화제를 열기로 했던 세월호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오후 3∼5시 시위만 진행하고 5시쯤 철수했다.

서울 광화문 주변 교통도 통제됐다. 시복식 당일인 16일 새벽 2시부터는 숭례문과 안국동, 서대문까지 통제된다. 지하철의 경우 이날 3호선 경복궁역은 오후 12시30분까지, 5호선 광화문역과 1·2호선 시청역은 오후 1시30분까지 무정차 통과한다. 지하철 첫차 운행시각은 오전 4시30분으로 1시간 당겨진다. 교통통제는 이날 오후 5시 전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