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 단 교황… “물질주의와 맞서 싸우라”

입력 2014-08-16 02:50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어루만지며 위로하고 있다.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오전 10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라”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미사 마지막 삼종기도 메시지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방한 이틀째인 이날 교황은 가슴에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노란 리본을 달고 첫 대중미사를 집전했다. 리본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황에게 선물한 것이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10명을 따로 만나 10분가량 얘기를 듣고 위로했다.

교황은 이날 헬기가 아닌 KTX와 자동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16일 교황이 집전하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 미사를 앞두고 경찰은 1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광장에 이르는 행사장 교통통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복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며, 새벽 4시부터 행사장 입장이 시작된다.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17만명을 비롯해 50만∼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