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치정국’ 돌파구 마련위해 비공식 채널 구축에 공들이는 여야

입력 2014-08-16 02:28
‘세월호 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여야가 비공식 협상채널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야 내부에선 모두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기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협상파들은 물밑 접촉을 통해 양쪽의 강경파를 서로 설득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과의 개별접촉 폭을 넓히면서 ‘극적 타결’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공식 채널을 통한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에서 정리된 입장을 마련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책임 있는 야당 원로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량감 있는 새정치연합 중진급 의원들이 초·재선 강경파들을 설득하고 협상의 명분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특히 여야 간 대화 테이블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잇달아 새정치연합 인사들을 1대 1로 만나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부대표는 13일 새정치연합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과 회동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국정원 개혁안과 관련해 막후 협상을 주도했던 적이 있다. 그런 만큼 이번에도 절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그러나 민 원장은 “내가 민감한 이슈에 끼어들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김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이야기가 특별히 오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처럼 여당이 비공식 채널 가동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세월호 특별법을 넘어 이번 회기에 반드시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최근 의원들에게 18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예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물밑 협상에서 성과를 본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당초 특별법을 처리키로 한 13일 이전에도 이런 문자메시지가 돌았지만 결국 결렬된 것 아니냐”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여당발(發) 물밑 협상 시도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면서도 은근히 김무성 대표에게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김 대표가 지난해 12월 철도파업 당시 큰 협상력을 발휘해 원만하게 파업을 매듭지었던 만큼 이번에도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는 주문이다.

김경택 임지훈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