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김홍업 전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북측이 보내는 화환을 받기 위해 17일 북한을 방문한다.
통일부는 15일 오전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앞으로 보내는 김대중평화센터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보된 방북 인사는 박 의원과 임 전 장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 전 의원과 함께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박한수 기획실장 등 5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당시 특사를 맡았던 박 의원의 방북은 2007년 8월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금강산을 방문한 이후 7년 만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임 전 장관은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 중 한 명이다.
당초 북한 대남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14일 김대중평화센터로 보낸 전통문에서 “18일 오전 8시에 ‘고위급 인사’가 화환을 전하겠다”고 통보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김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행사 관계로 하루 전인 17일 화환을 받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고위급 인사’는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로 전해졌다. 김 통일전선부장이 화환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올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북측과) 간접적으로 조율을 했으며, 모든 것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유화적 제스처와 별개로 북한은 아직까지 우리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날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이어 이날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남한을 ‘미국의 식민지’로 깎아내리는 등 대남공세를 강화하며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자칫 북한이 명분만 쌓으며 대남관계 주도권 잡기 포석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박지원 등 5명 ‘DJ 화환’ 받으러 8월 17일 방북
입력 2014-08-16 02:27